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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팡세] 기록

15개월 16일차 늦은 밤수 끊기 (1일차)

15개월 아가가 아직도 밤수를 한다면 다들 놀라면서 충고의 한마디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애기는 아직도 밤에 자다 깨서 엄마 젖을 찾는다. 처음엔 크게 울어대기만 했지만 점점 스스로 찾아물게까지 발전했다. 이제는 커서 엄마 옷섶을 둘추어 쭈쭈를 찾아서 물고 빨고하다가 다시 잠에 든다. 밤수를 끊지 못한 것은 엄마의 탓이 크다. 4~5개월 차 때에 밤수를 끊었어야 하는데 목디스크가 심했던 나는 밤에 애기가 쭈쭈 없이 다시 잠들게 되기까지 달래주고 안아주고 하지를 못했다. 어서 다시 잠들어주기를 바라던 나는 어떤 엄마에게서 누워서 수유를 할 수 있다는 희소식(?)을 들었고 몇번의 시또 끝에 누워 먹이기를 성공한 후로 앉아먹일 때보다 너무 편하고 목도 아프지 않아서 신세계를 맛보았다 하였다. 그리하여 내가 끼고 보았던 '똑게육아' 책에서 하지 말라고 한 대로 실천하며;; 그 때 당시의 육체적 힘겨움을 해결하였다. 그 후 9개월 쯤 부터는 재택근무를 하게 되어 밤마다 컴퓨터를 붙잡고 있느라 애기가 깨서 울면 어서 재우기 위해 또 수유를 끊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일을 그만뒀지만 밤에 쭈쭈를 주지 않고 달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고 가장 큰 것은 꼭 밤수를 끊어야만 한다는 절실함이 부족했다.

어떤 '계기'를 만드는 것은 참 중요하다. 나는 오늘 소아과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밤수를 끊기로 결정했다. 이 맘 때까지 밤수하는 애기들도 꽤 있다고 하셨지만  일단 치아에 좋지 않고 소화하느라 깊이 못잔다는 말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걸 '계기'로 밤수 끊기 1일차에 들어가게 되었다.

먼저 기도를 했고 애기가 깨서 울면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웠다. 분명 쭈쭈를 찾을텐데 생으로 달래서 다시 재우기는 너무 힘들 것 같아 무언가 쭈쭈를 대체할 것이 필요하다. 분유나 우유를 타서 젖병에 줄까 해도 치아에 좋지 않은 것은 모유나 매한가지일 터. 보리차를 젖병에 담아 쭈쭈 대신 주자 싶었다.

역시나 3시쯤 애기가 깨서 엄마 쭈쭈를 찾았다. 1단계 어깨에 걸쳐안아 다시 재우려했으나 실패, 울면서 쭈쭈로 파고들었다. 2단계 따뜻한 보리차를 젖병에 담아 먹였다. 열심히 빨더니 또 쭈쭈를 찾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시원한 거실에 나가서 '안아주기-보리차주기-눕히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쉬 잠이 들지 않았다. 3단계 보리차를 주면서 머리결을 쓸어주었다. 이전에 머리결을 쓸어주면 잠에 잘 들던 경험이 생각나서였다. 살풋 잠에 든 것같더니 다시 일어나 앉아서 쭈쭈로 파고들었다. 다시 안아주기, 눕혀서 보리차로 달래기, 머릿결 쓸어주기를 반복하자 다시 조용해지면서 새근새근 잠에 빠져들었다. 머릿결 쓸어주기를 멈추자 다시 엄마~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 토닥토닥 머릿결 쓸어주기를 계속 한 결과... 드디어! 잠에 깊이 빠진 애기! 올레, 감사합니다~ 거실에서 재우는 바람에 거실 한 켠에서 잠들어버린 애기.

1일차는 '성공'이다!! 야호


성공키워드 : 기도, 쭈쭈대신보리차, 안아주기, 머리결쓸어주기

+) 새벽 5시 다시 깸 분유로 다시 재움